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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5만관중 시대? 그 빛과 그림자

헬레나. 2007. 4. 9. 14:27

 

K-리그 5만관중 시대가 열렸다.

 

지난 4월 8일 FC서울과 수원삼성간의 빅매치를 보기 위해 5만5397명의 관중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K-리그 최다 관중기록이 수립되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K-리그 평균 관중 수가 8801명에 머물렀던 것을 생각해보면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바야흐로 “K-리그에도 5만 관중 시대가 도래했다”며 ‘K-리그 르네상스 시대의 부활’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바로 전날(7일) 대구월드컵경기장의 풍경은 K-리그의 봄날과는 멀었다. 5372명의 관중이 찾은 경기장은 썰렁하다 못해 휑했을 정도. 같은 날 펼쳐진 다른 경기장도 마찬가지 사정이었다. 전남-제주전 5350명, 울산-성남전 7897명, 포항-부산전 4528명, 경남-전북 5473명 등 1만 관중을 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조홍규(대구FC,DF)는 "저희도 재미있는 축구, 공격 축구를 하고 있는데 관중들이 많이 와서 환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희도 신나서 더 열심히 뛰잖아요. 날도 덥고 관중도 없으면 진짜 뛸 맛이 안나요. 시민들이 많이 와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속마음을 토로했다. 아울러 "관중석을 저희 팀 푸른 유니폼으로 꽉 채우고 싶은데 여건 상 안되니까 (FC서울과 수원삼성이) 부러울 따름이네요.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하대성(대구FC,MF) 역시 "관중이 많이 안 찾아와 아쉽습니다. 팬들이 만족하는 경기를 하지 못하니까 안 찾아오는 것 같아요. 재밌고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경기를 한다면 앞으로 많이 찾아와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또한 그는 K-리그 팬들에게" 항상 재밌는 경기 보여드릴게요. 저희 경기 뿐만 아니라 K리그 전체를 많이 사랑해주세요"고 당부했다.   

 

4월 8일 일요일 상암월드겁경기장. 분명 그곳은 따뜻했고 함께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의 표정은 즐거워보였다. 그러나 단순히 FC서울과 수원삼성 간의 빅매치 하나로만 K-리그의 봄날을 노래하기엔 성급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어느새 25살이 된 K-리그. 비록 2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지만 자세히 속을 들여다보면 이제 막 힘찬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구단, 선수, 축구팬들의 삼박자가 얼마나 아름다운 화음을 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분을 가라앉히자. 조금은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봐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