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 diary

헤어짐

헬레나. 2010. 6. 8. 17:26

떠나는 선수들을 문서로 정리했다.
공문 하나 만드는데 무슨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리는지.

 

다들 파일 하나 남기지 않고 떠났기에
이렇게 손이 많이 간다.

 

한명당 만들어야할 서류는 3개.

 

마지막 경기를 리틀 영삼이와 같이 봤는데
그때 알게 됐다.
떠난다는 걸.

 

예기치 않은
혹은 예상하지 못한 헤어짐.

 

이제 아기도 생겼는데 떠나야하다니.
그래도 와이프 친정과 가까운 곳으로 가기에.
리틀 영삼이는 더 잘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개막전에서 완전 벌벌 떨며
잔뜩 긴장한 상태로 뛰었던 그 아이도 생각나고.

 

팀의 상황에 대해서 1시간 가까이 이야기했던 아이도 생각나고.
그날 엘레베이터에서 말없이 1층으로 갔던 그 공간에서의 침묵도 떠오르고.

 

나를 팀장님으로 저장했던 핸드폰을 빌려 쓰던 영화관 앞에서의 짧은 만남과
여자친구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했던 모습,
상대팀의 태클이 거칠자 막 들이댄다며 크게 소리쳤던 그 리딩도 생각나지만

 

이제는 안녕이다.

언제 다시 만날지도 모르고
연락조차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기억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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