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있는 풍경

우리 팀은 이제 없지만...

헬레나. 2006. 4. 9. 17:57

 

 

 

빅버드에서 펼쳐졌던 카드섹션.

그 시절 우리는 수원에게 닭날개라는 별명을 지어줬고,

수원은 우리에게 치토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경기가 끝나고 수원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갈 때면

일부 과격한 서포터들은 욕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는 K-리그를 사랑하는 같은 사람들이었고,

경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한 배를 탄 동지였다.

 

이제 우리 팀이라고 부르던 팀은 없어졌지만,

그래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나는 진실로 K-리그를 아끼고 사랑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변함없이.

 

돌아와라, 안양. 우리의 라이벌은 너희 뿐이다,

라고 말해줬던 그랑블루 사람들의 눈물겨운 말 한 마디에

갑자기 센치해져서 잠시 글을 끄적여본다.

 

오늘은 K-리그 전기리그 수원 vs 전남과의 경기가 펼쳐지는 날.

내 발걸음은 어느새 경기가 펼쳐칠 빅버드로 향하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

그 소중한 사실은 축구장에서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