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버드에서 펼쳐졌던 카드섹션.
그 시절 우리는 수원에게 닭날개라는 별명을 지어줬고,
수원은 우리에게 치토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경기가 끝나고 수원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갈 때면
일부 과격한 서포터들은 욕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 우리는 K-리그를 사랑하는 같은 사람들이었고,
경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한 배를 탄 동지였다.
이제 우리 팀이라고 부르던 팀은 없어졌지만,
그래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나는 진실로 K-리그를 아끼고 사랑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변함없이.
돌아와라, 안양. 우리의 라이벌은 너희 뿐이다,
라고 말해줬던 그랑블루 사람들의 눈물겨운 말 한 마디에
갑자기 센치해져서 잠시 글을 끄적여본다.
오늘은 K-리그 전기리그 수원 vs 전남과의 경기가 펼쳐지는 날.
내 발걸음은 어느새 경기가 펼쳐칠 빅버드로 향하고 있다.
살아있다는 것.
그 소중한 사실은 축구장에서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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