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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세계월드컵에 출전하는 리틀 태극전사도 있어요!

헬레나. 2007. 6. 30. 07:46


 

 

 어제(6월 29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은 염기훈, 이천수, 이근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뒀다. 오랜만에 펼쳐진 화려한 골폭죽 때문일까? 불과 내일(한국시간 7월 1일 새벽 6시) 앞으로 다가온  U-20 세계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미국과의 경기에 대한 관심은 국가대표팀의 선전 때문에 그대로 묻혀버린 듯 하다.

 

 캐나다 출국 3일 전인 지난 6월 14일. 파주NFC는 고요했다. 조동현 감독은 “출국 날짜가 다가오니까 기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나 팀 전력을 마지막으로 조율중인 이때 이런 방문은 달갑지 않다”며 “우리는 조용히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결과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슬쩍 속내를 비쳤다. “솔직히 A매치, 올림픽 예선 등이 끝나고 나서야 갖는 관심 아닌가. 6월 11일에 열렸던 청소년대표팀 출정식 때도 그랬다. 세계대회를 앞두고 있는 청소년대표팀이 주인공인 자리 아니었나. 그런데도 기자들은 박지성, 이영표 등 프리미어리그 선수들 쪽에만 몰려 있었다”며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조동현 감독의 말에서 드러나듯 이번 청소년대표팀은 언론의 관심에서 한 발자국 떨어진 상태에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가장 큰 이유로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를 꼽고 있다. 그동안 청소년대표팀은 이관우(1997), 이동국(1999), 이천수(2000), 최성국, 정조국(이상 2003년) 박주영, 백지훈, 김진규(이상 2005년) 등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청소년대표팀은 사정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물론 축구는 11명이 하는 단체 스포츠이지만 그 팀을 상징하는 스타란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번 청소년대표팀에서는 그 얼굴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에 있다.

 

 이에 대해 조동현 감독은 “대형 스타는 없을 지라도 이미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좋은 선수들로만 구성됐다”고 답했다. 박현범(연세대)은 “미드필더들의 기량이 훌륭하다. 이번 청소년대표팀은 특출난 몇몇 선수들이 이끄는 팀이 아니다. 주전, 비주전 구분없이 고루 잘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이상호(울산) 역시 “스타가 없다는 말에는 공감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스타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이번 청소년대표팀은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를 놀라게 할 자신이 있다. 그만한 저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는 말로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의 포부와는 상관없이 현재 U-20 청소년대표팀은 ‘샌드위치 팀’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성인대표팀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참여하는 U-17 청소년대표팀 사이에 끼어있다는 뜻이다. 파주에서 만난 선수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다행히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었다. 이현승(전북)은 “관심을 받고 안 받고는 중요하지 않다. 세계무대에서 강호들과 싸운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나. 분명 우리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진형(FC서울)은 “브라질, 미국 등 강팀들과 만나게 된다. 기대된다. 해외리그 진출을 꿈꾸는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로부터 3일 뒤인 6월 17일 인천공항. 그곳에서 다시 만난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그 이유를 묻자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과 ‘기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들은 기존 선배들처럼 “목표는 ~강!”이라는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다. 백 마디 말보다는 90분의 경기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었다. “패배 속에서도 분명 교훈을 얻을 것”이라는 선수들의 각오 속에서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참고로 이번 청소년대표팀은 브라질, 미국, 폴란드와 함께 '죽음의 조'에 묶여있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이름만으로도 두려운 상대다. 다크호스 미국 역시 만만치 않다. 그 중 프레디 아두는 14세 때부터 U-20 청소년월드컵에 참가, 이번이 벌써 3번 째다. 뿐만 아니라 폴란드 역시 결코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승점으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역대 최고 성적은 4강에 진출했던 1984년 멕시코 대회 때다.

 

경기일정)
2007년 7월 1일 새벽 6시 조별예선 1차전 미국
2007년 7월 4일 아침 8시 45분 조별예선 2차전 브라질
2007년 7월 7일 아침 8시 45분 조별예선 3차전 폴란드

 

이렇게 정독해도 읽어도 U-20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에 대해서 잘 모르신다고요?

Helena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청소년대표팀 경기를 보신다면

선수들이 한눈에 쏙쏙 들어오실 것입니다.

알아두면 더 재밌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①날아라 이청용
이청용은 소속팀 FC서울에서 오른쪽 날개로 뛰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그의 포지션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에 대해 FC서울 김용갑 코치는 “3-5-2 시스템에서는 이청용의 포지션을 정확히 말하기가 애매하다”라고 말했다. 이청용의 생각은 어떨까? “중앙수비수를 제외한 다른 위치에서는 다 뛰어봤어요. 오른쪽 측면이 편하지만 3-5-2에서는 한 자리 밖에 없잖아요.” 그러나 6월 24일 열린 체코와의 평가전에서처럼 일단은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출장이 유력하다. 스피드와 기술을 이용해 오른쪽 측면에서 끊임없이 득점찬스를 만들어내던 이청용의 재능을 생각해본다면 현재로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가 최고의 포지션이다. 그러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것 역시 배제할 수만은 없다. 이때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시스템일 경우에는 함께 호흡을 맞출 다른 한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생각해봐야만 한다. 그렇다면 김동석과 이상호 중 최상의 옵션은 과연 누구일까. 일단 소속팀 울산현대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이상호의 경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꾼 경우. 이 경우 이청용과의 호흡을 고려했을 때 이상호보다는 소속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김동석의 선발이 유력하다. 참고로 김동석 역시 모든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이므로 체코전에서처럼 이청용과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 역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발군의 프리킥 실력을 갖고 있는 송진형를 제치기에는 역부족일 듯싶다.

 

②U-20 청소년팀의 신데렐라, 하태균
어느 날 자고 일어나보니 스타가 돼 있었다. 이는 하태균에게 해당되는 말인 듯 싶다. 지난 해 하태균은 인도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대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금은 “실력이 부족해서 경쟁에서 밀린 거죠”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지만 속은 쓰렸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하태균 앞에 펼쳐진 세상은 달라졌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수원에 입단한 그는 3월 4일 대전전에서 후반 33분 교체로 투입되며 데뷔전을 치렀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4월 4일 광주전에서는 4경기 출장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연이어 치러진 4월 8일 서울전에서는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하태균이라는 이름 석 자를 K-리그에 알렸다. 현재 12경기 출장 3득점 1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출장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신영록을 대신해 심영성과 함께 최전방을 책임질 강력한 대안임이 틀림없다. 187cm 80kg이라는 좋은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한 파워 넘치는 플레이는 장신의 외국 수비수들에게도 위협이 될 것이 분명하다.

 

③알쏭달쏭 수비라인
전북의 부동의 왼쪽 윙백 최철순. 그러나 청소년대표팀에서 만나는 그의 모습은 소속팀에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대회에서 최철순에게 주어진 역할은 중앙수비수. 충북대 재학 당시에도 최철순은 중앙수비수로 뛰었다. 대학시절 그를 지도했던 충북대 김성국 코치는 “신장은 부족하지만 점프력이 좋아 헤딩 경합에서는 절대 지지 않았다”며 “스피드, 민첩성, 순발력, 체력, 게임 흐름을 읽는 시각 모두가 좋았다. 그 때문에 1대 1 마크 상황에서 뚫리더라도 빠르게 커버링이 가능했다”고 회상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프로생활 1년 만에 가장 많이 성장한 선수다. 프로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도 중앙수비수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 감독은 “최철순은 투지와 근성으로 똘똘 뭉친 선수다. 그 때문에 부상도 많았다. 몸을 아껴도 될 장면에서 항상 무리한 동작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발목 부상이 채 낫지 않은 상태다. 완전히 재활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 만성으로 고생하기 쉽다. 이번 대회에서도 통증을 참고 뛸까봐 걱정이다”라며 그의 상태를 염려했다. 최철순 역시 첫 경기인 미국전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일까?

 

“오른쪽 수비수보다는 중앙수비수가 저한테는 더 맞아요.” 바로 배승진이다. 배승진은 소속팀 요코하마FC에서도 중앙수비수로 뛰고 있다. 만약 최철순의 출장이 어렵게 될 시에는 배승진에게 그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본다. 이때 3명의 중앙수비수 중 오른쪽은 박현범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연세대 최태호 코치는 “박현범은 기본기가 좋다. 보통 큰 선수들과는 달리 부드럽게 볼을 다를 줄 안다. 스피드는 다소 떨어지지만 신장(192cm)에서 오는 제공력과 위압감으로 오른쪽 수비수로서  무난히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라고 평했다. 그러나 최 코치는 “그 나이에 박현범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는 거의 없을 것으로 봐도 좋을 정도로 장점을 고루 갖춘 선수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체격에서 따라오는 열세를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박현범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장시킬 가능성역시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대안은 안현식이다. 박현범과 함께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안현식은 대학에서도 스리백에서 오른쪽을 맡고 있다. 최태호 코치는 “육상선수 출신이라 스피드 하나만큼은 최고다. 1대 1 마크에도 상당히 능해 믿음직스러운 수비수다”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뛰어온 박현범을 제치고 선발출장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견된다.  

 

④측면을 지배하는 자, 경기를 지배하리라
현재 왼쪽 윙백은 박주호 이외의 대안은 없다. 숭실대 윤성효 감독은 박주호에 대해 “스피드와 돌파력이 좋을 뿐 아니라 드리블 또한 상당히 좋다. 볼을 살리면서 앞으로 크게 치고 나가는 박주호의 드리블은 상대 수비수가 그 방향을 읽고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주전으로 뛸 것이 분명하다”고 평했다. 박주호는 “지난해 얻은 골반 부상 때문에 올 초까지 재활에 매진했다. J-리그 진출도 포기했고 체중도 많이 늘어 힘들었다. 아직 몸 상태가 100% 회복되지는 않았다. 대회 전까지 하루빨리 예전의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주호는 “세계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좋은 곳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렇다면 오른쪽 윙백 자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자리를 두고 현재 박종진과 신광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윤성효 감독은 “박종진은 게임을 운영하는 능력이 좋지만 신광훈에 비해선 다소 파워가 떨어진다. 근성 면에서도 그렇다”라고 냉정히 말했다. 박종진은 현재 제프 치바에서 450분을 다 채워 C계약에서 A계약으로 올라간 상태다. 이것은 곧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신광훈은 올 시즌 3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 중 한 경기는 교체 아웃 당했으며(4월 3일 전북전) 나머지 두 경기에서는 교체로 투입됐다. (5월 16일 대구전, 5월 23일 인천전) 그러나 포항스틸러스 선배 박희철은 “우리 팀의 오른쪽 윙백 자원은 다른 팀과 비교할 수 없다. (신)광훈이가 만약 다른 팀이었다면 출전 기회가 지금보다 많았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오른쪽 윙백 자리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줬던 신광훈의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수비 가담은 전반전에 나섰던 박종진에 비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따라서 현재로선 선발출장 경쟁에서 신광훈이 조금 더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겠다.   

 

예상포메이션(3-5-2)

기본)

             하태균--심영성(신영록)

         송진형---------이청용(이현승)

   박주호------이상호------신광훈(박종진)

        기성용--최철순--배승진(박현범)  

 

최철순의 부상이 회복되지 않았을 경우)

 

            하태균--심영성(신영록)

         송진형---------이청용(이현승)

   박주호------이상호------신광훈(박종진)

        기성용--배승진--박현범(안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