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football

월드컵 공인구를 만들기 위해 희생되는 아이들을 기억합시다.

헬레나. 2006. 4. 16. 23:59

 2년 전 여름은 아직도 제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당시 전 필리핀 세계선교대회 바기오지역 통역요원으로 활동했습니다. ‘Quezon Memorial Academy’ 에서 선교활동으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그 아이들의 소원은 ‘무지개 빛 크레파스’ 를 갖는 것이었습니다. 가난 때문에 소원은 늘 기도로 끝났지만 아이들의 눈은 희망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이야말로 세상을 이끌어나갈 주역이므로, 차별과 고통없이 사랑받아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날 전 ‘The greatest mother for children’ 이 되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 뒤 ▲에이즈 어린이 ▲개인결연 ▲전체사업 후원회원이 됐습니다. 사실 약간의 고민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 돈이면 아이크림 하나를 더 살 수 있었거든요. 예전과 달리 얼굴이 땡기는 것 같아 효과가 확실한 아이크림을 쓰고 싶은데, 그 돈이면 그것을 사고도 남습니다. 그렇지만 아이크림이 없어도 전 충분히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굶어서 죽는 일 따윈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머나먼 곳에 있는 어떤 아이들은 굶어 죽습니다. 또 어떤 아이들은 오염된 물을 먹고 죽기도 합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공인구를 기억하세요? 피버노바였습니다. 그런데 이 피버노바에 얽힌 슬픈 이야기는 아시나요? 이 공들은 모두 어린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만든 것들이었습니다. 파키스탄, 인도 등의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피버노바를 만들었습니다. 피버노바를 갖고 놀 나이에 말입니다.

 

 경기 시작 전, 고운 얼굴을 한 아이들이 선수들의 손을 잡고 입장합니다. ‘say yes for children' 세러모니죠. 그들은 어두운 공장에서 빛조차 받지 못한 채 공인구를 만드는 아이들과는 다른 세계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블래터 회장은 그에 대한 비난을 미리 염두했는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축구는 희망이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인생을 배울 수 있다. 또한 힘들게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줄 수도 있다.”

 

 이제 곧 월드컵이 시작됩니다. 경기장에서는 유니세프, 국제식량기구 같은 곳에서 만든 영상물이 상영될 것입니다. 그 영상물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축구 선수들 뿐 아니라 우리 축구팬들도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제부터 나는 매끼, 내 밥그릇의 절반을 덜어놓고 먹기로 했다. 비록 너나 어려운 이웃에게 그것을 직접 나눌 수는 없더라도, 누가 너를 위해 늘 자기 몫의 절반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라."  -이청준 '선생님의 밥그릇'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