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관에 갔다가, 주식투자에서 돈까스를 먹고, 택시를 타고 MMC에 가서, 물랑루즈를 보았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예고편에 나온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의 키스가 너무나 간절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찍은 감독의 영화답게 장면의 전환이 매우 스피디했다. 눈 한번 깜박일 때마다 장면이 바뀌고 바뀌느라 2시간 가량을 정신없이 보기만 했다.
하지만 영화 속의 크리스티앙과 새틴이 주고 받았던 노래 속의 언어들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런 노래를 부르는 감성의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랬기에 그들은 그렇게 깊이 사랑했으리라.
크리스티앙과 새틴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은 샤갈의 그림을 연상시켰다. 지극히 몽환적인, 마치 마법의 가루를 살짝 뿌려놓은 듯한 영상들.
그 사람과 같이 보고 싶었던 영화를 나는 다른 사람과 같이 보았다. 하지만 나, 그 사람과 영화를 보면서, 어둠 속 그의 손금 주름 하나 하나를 세고 싶었음을 그는 알기나 할까.
가끔 나를 보며 하얀 손수건을 떨어뜨리던 사람. 그래서 뛰어가서 그 손수건을 주워서 건네주면 내가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며 모른 척 하던 사람. 그 손수건을 나는 아직도 버리지 못했음을 그는 알기나 할까.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사람.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문장이 버스 속에서 퍼뜩 떠올랐지만 이내 잊고 말았다. 그 문장처럼 쉽게 잊혀진다면 좋으련만. 정말로 좋으련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농활로 갔던 오유리에서 봤던 북두칠성을 또 볼 수 있었다. 북두칠성아, 나에게 무슨 말을 해주려고 이 밤에 갑자기 나타난거니?
무서운 길(12시 이후에는 인적이 없어 나혼자만 걸어야만하는 길이기에 그리 붙였다.)을 지나 집으로 들어서는 골목에서, 어느 집 베란다에 놓여져있던 국화 화분들을 보았다. 아침에 학교에 나갈 때마다 햇빛 아래서 빛나던 국화들이 이쁘다고 사진을 찍겠다고 했는데, 국화들은 이미 저버렸다. 아직 사진을 못찍었는데. 언제나 생각만 하다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은 아닌지. 머릿 속의 생각만으로 끝이 난 채 아무 것도 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선배에게 말했다. 나는요, 짝사랑이 너무 싫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싫어요.
One day I'll fly away...
I believe in love...
Love is like oxygen...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예고편에 나온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의 키스가 너무나 간절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찍은 감독의 영화답게 장면의 전환이 매우 스피디했다. 눈 한번 깜박일 때마다 장면이 바뀌고 바뀌느라 2시간 가량을 정신없이 보기만 했다.
하지만 영화 속의 크리스티앙과 새틴이 주고 받았던 노래 속의 언어들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런 노래를 부르는 감성의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랬기에 그들은 그렇게 깊이 사랑했으리라.
크리스티앙과 새틴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은 샤갈의 그림을 연상시켰다. 지극히 몽환적인, 마치 마법의 가루를 살짝 뿌려놓은 듯한 영상들.
그 사람과 같이 보고 싶었던 영화를 나는 다른 사람과 같이 보았다. 하지만 나, 그 사람과 영화를 보면서, 어둠 속 그의 손금 주름 하나 하나를 세고 싶었음을 그는 알기나 할까.
가끔 나를 보며 하얀 손수건을 떨어뜨리던 사람. 그래서 뛰어가서 그 손수건을 주워서 건네주면 내가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며 모른 척 하던 사람. 그 손수건을 나는 아직도 버리지 못했음을 그는 알기나 할까.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 사람.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문장이 버스 속에서 퍼뜩 떠올랐지만 이내 잊고 말았다. 그 문장처럼 쉽게 잊혀진다면 좋으련만. 정말로 좋으련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농활로 갔던 오유리에서 봤던 북두칠성을 또 볼 수 있었다. 북두칠성아, 나에게 무슨 말을 해주려고 이 밤에 갑자기 나타난거니?
무서운 길(12시 이후에는 인적이 없어 나혼자만 걸어야만하는 길이기에 그리 붙였다.)을 지나 집으로 들어서는 골목에서, 어느 집 베란다에 놓여져있던 국화 화분들을 보았다. 아침에 학교에 나갈 때마다 햇빛 아래서 빛나던 국화들이 이쁘다고 사진을 찍겠다고 했는데, 국화들은 이미 저버렸다. 아직 사진을 못찍었는데. 언제나 생각만 하다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은 아닌지. 머릿 속의 생각만으로 끝이 난 채 아무 것도 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선배에게 말했다. 나는요, 짝사랑이 너무 싫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싫어요.
One day I'll fly away...
I believe in love...
Love is like oxy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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