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가 있던 방

절대로 그애를 놓치고 싶지 않다

헬레나. 2003. 4. 20. 01:51

제목 절대로 그애를 놓치고 싶지 않다..
No. 12443 | Hit 384 | Date 2003.04.11 23:13:57
글쓴이 SGT Jun (고대인) No File

많지않았지만 몇번 있었던
그동안의 진지했던 만남들과 헤어짐..,

솔직히 그래도 한번도 그동안
'남들이 말하는' 어떤..
예감이나 운명따위는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녀를 만난건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거의 실현이 불가능했을 일이다..
우리 둘,. 너무 먼 길을 스쳤다..
다시 한참 멀어졌다.. 하면서 겨우
얼굴을 대면하게 된 셈이니깐.

친구들한테 말한다면 웃을지도 모를거다.
소위 한국에서.. 남자들 끼리
여자를 평가하는 데 있어
그동안 내가 만났던 여자들 중
가장 '조건'적으로 높지 못하기 때문이다.

난,. 여기 글올리는 많은 사람들처럼
야망이 크다. 야망의 어휘가
좋지 않다면 그저,. 목표가 크고
그걸 이루기 위해 지금까지
한사코 내달려온 사람이다.

이 여자라면,.. 단 둘만 있게
해준다면.,
뭐 극단적으로 거지가 되도 좋다는
유치한 소리가 아니라,
내 자신을 비울 자신은 있다.

하루키의 소설에서
한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크기만큼이나 세상과 싸울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게 기억난다.

앞으로 내게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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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창 기사를 쓰려고 학교 게시판 글들을 읽다 제목이 내 마음을 사로잡아 이곳에 올린다. 절대로 그애를 놓치고 싶지 않다, 라니. 훗. 그것은 언젠가 내가 했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글 속 몇몇 문장은 내 마음과 같았다.

 

"정말 나로는 안돼?" 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내게 있어 사랑은 일종의 정신병이 아닌지. 집착, 광기, 독주로 얼룩지는 가슴아픈 정신병.

 

필름 100통을 사러 종로에 갔던 날, 취재도, 수업도 없어 혼자 씨네코아에 갔다. 돌이킬 수 없는, 이라는 제목의 프랑스 영화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딸이 너무나 이쁘고 사랑스러워 먹어버렸다는, 축 늘어진 가슴을 가지고 있던 어느 늙은 남자. 빨간 불빛의 게이바. 내걸 먹어봐, 내 엉덩이는 탐스러워, 라고 말하는 게이들. 자신의 친구를 탐하려는 어느 낯선 이의 얼굴을 내리치던 남자. 얼굴 살점이 찢어지고 떨어나가는 모습. 그리고 문제의 그 강간장면.

 

지하도 한 구석에 고정된 채 있는 카메라. 그것은 아무 말 없이,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 채 보고 있는 관객의 시선과 같다. 그녀가 울고 그는 웃는다. 나를 포함해 단 세명만이 있던 영화관은 너무나 조용하다. 영화관은 이내 그녀가 고통에 흐느끼는 소리와 그 남자에게서 나는 질퍽거리는 소리로 가득찬다. 참으로 끔찍한 소리.

 

Time destorys everything.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특히 나같이 과거에 연연하고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벚꽃 날리는 내일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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